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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공부 - 조윤제 (흐름출판)

FreeoN♪♩ 2015. 6. 5. 15:11

'대화에는 격이 있어야 하고 말에도 공부가 필요하다.'

말공부란 제목에 손이 간 책이다. ​사람과 사람간의 의사소통에서 가장 핵심인 말(言)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 시대에도 내노라 하는 기라성 같은 인물들이 한 순간의 잘못된 혀놀림으로 인해 그 동안 쌓아온 공이 무너지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사람을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인 말에 관해 공부하여 보자.

논어, 맹자, 장자, 사기, 십팔사략, 전국책, 후한서, 여씨춘추, 설원, 세설신어​ 등의 고전에서 일화를 발췌하여 소개하면서 살을 붙이는 형식으로 이어진다.


제1편 촌철살인寸鐵殺人, 단 한 마디로 끝내라
마음을 헤아려주는 진심의 한 마디 | 말로 마음을 어지럽혀라 | 극적인 반전을 만드는 역전의 한 수 | 상대가 좋아하는 것으로 말하라 | 스스로를 추천하라, 절묘한 방법으로 | 말은 뜻을 전달하면 그만이다 | 자신 있는 사람은 말이 간결하다
제2편 언중유골言中有骨, 평범한 말 속에 깊은 뜻을 담는다
마음의 밝은 곳에서부터 시작하라 | 겸손한 말 속에 은근히 자신을 내세우다 | 은근히 말하되 확실히 알게 하라 | 되로 받았으면 말로 갚아주라 | 말과 외모만으로는 미치지 못한다 | 말에도 호연지기가 있다 | 반전의 한 마디로 감동을 배가시켜라 |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고 말하는 사람은 알지 못한다
제3편 지피지기知彼知己, 나를 알고 상대를 알면 백 번 대화해도 위태롭지 않다
같은 물음, 다른 대답 |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하라 | 상대의 눈높이와 마음을 헤아린다 | 진리는 하나여도, 적용은 사람에 따른다 | 상대가 귀하게 여기는 것을 주라 | 꼭 필요한 가르침을 담는다 | 장점을 먼저 꺼내고, 가진 것을 칭찬하라 | 답을 주지 말고 질문으로 유도하라
제4편 언어유희言語遊戱, 유머와 감성으로 통하라
질질 끌지 말고 유머로 끝내라 | 허황된 말에는 더 허황되게 | 어려울수록 해학을 잊지 않는다 | 교만한 자 보내는 법 | 여유 있게 기지를 발휘하라
제5편 우화우언寓話寓言, 이야기로써 풍자와 교훈을 전한다
권위 있는 자의 힘을 업어라 | 감정이입할 수 있는 스토리를 만들라 | 이미지로 간언하라 | 잘 아는 것으로 이야기하라 | 상징적으로 말해 호기심을 유발하라
제6편 이류이추以類而推, 비유와 인용을 활용한다
만인이 이해하는 언어로 통하라 | 비유로 깨닫게 한다 | 묶었다면 풀어주라 | 설득할 상대방의 말을 인용하라 | 한 걸음 물러서서 보게 하라 | 군자의 말을 인용한다 | 세상 모든 것이 스승이다 | 스스로 깨닫게 하라
제7편 이심전심以心傳心, 마음으로부터 마음으로 말한다
사사로운 이익보다 마음 한 조각을 얻으라 | 통하는 건배사 | 명마보다 백락을 찾으라 | 꾸밈없이 진솔하게 격려한다 | 소리를 내지 않는 심중의 말이 들리는가 | 가슴을 뒤흔드는 한 수를 던져라 | 말이 아닌 것으로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제8편 일침견혈一針見血, 한 방에 핵심을 찔러라
사람을 제대로 쓰는 자, 천하를 얻는다 | 큰일을 앞두고 작은 예의에 연연하지 마라 | 궁지를 타개하는 비장의 한 수 | 잘못을 간언하지 않는 것도 잘못이다 | 침묵으로 대답하다 | 군자는 자신이 맡은 바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 다른 곳을 두드려 깨닫게 한다
제9편 선행후언先行後言, 먼저 실천하고 그 다음에 말하라
부하를 친구이자 스승으로 모셔라 | 말보다는 쇼를 하라 | 작은 징조도 허투루 보지 않는 통찰 | 먼저 행동으로 보여라 | 소신대로 행동하다
제10편 일언천금一言千金, 사람을 살리는 말, 망하게 하는 말
같은 말도 다르게 말하라 | 생명을 살리는 한 마디 | 긍정의 말은 힘이 있다 | 사람을 살리는 말을 하라 | 변명하지 마라 | 모든 패를 다 내보이지 마라 | 망하는 말 두 가지 | 간사한 자의 말을 판단하라 | 만장일치의 치명적인 위험을 경계하라

목차에서 보여주듯이 사자성어로 대주제를 구성하여 놓고 구체적인 방향을 각 소주제로 분류하여 사례를 들어 설명해주고 있다. 쉽게 접할 수 없는 고전의 내용을 알기 쉽게 해설하며 얘기를 풀어가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옛 왕들과 신하들을 직장의 상사와 부하로 비유하면서 풀어 논 구절이 많아 조직생활에서 인간관계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만한 일화도 많다.

초장왕이 여러 신하와 함께 잔치를 벌이고 있었다. 갑자기 등불이 꺼졌고 한 후궁이 소리쳤다.
"지금 불이 꺼진 틈에 어떤 자가 첩을 희롱했습니다. 제가 그 자의 갓끈을 끊어 가지고 있으니 등불이 켜지면 갓끈 끊어진 자를 찾아서 벌주십시오."

이 말이 떨어지자 장왕이 말했다.

"오늘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자는 갓끈을 끊어라 만약 갓끈을 끊지 않는 자가 있다면 이 자리가 즐겁지 않다는 것으로 생각하겠다.

<설원>

p295

위의 일화에서 우를 범한 신하는 후에 전장에서 장왕을 위해 큰 공을 세웠다 한다. 비록 큰 잘못을 하였지만 관대함과 슬기로움을 보이며 분위기를 이끌어간 초장왕과 그것을 잊지 않고 은혜에 보답하는 신하가 보여주는 멋진 일화이다. "군자에게 덕을 베풀면 군자는 그 복을 얻게되고, 소인에게 덕을 베풀면 소인은 힘을 다해 갚게 된다."라고 설원에 나와 있다 한다.

이러한 형식으로 69개의 단락으로 구성되어 있어 짧은 호흡으로 되씹어가면서 읽을 수 있다. 한 번 보고 마는 책이 아니라 옆에 두고 한번씩 다시 꺼내어 읽기에 좋다.

말공부 - 8점
조윤제 지음/흐름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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