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빨간 책 표지와 '불의 화법' 이라는 제목이 잘 어울린다. '불의 화법' 이란 과연 무엇일까? 호기심을 자극한다.
청중 앞에서 프리젠테이션을 잘하기 위해 필요한 것에 대해 이야기 한다. 프리젠테이션을 자주 하는 업무를 가진 사람이라면 참고할 사항들이 있다. 일반적인 대인관계의 커뮤니케이션에도 도움이 될 만한 내용들이다.
로마의 기둥 찾기, 바꿔서 말하기와 같은 재미있는 테크닉도 소개한다.
p87
각각의 기둥은 특정한 주제의 핵심 포인트를 일깨워 주는 역할을 했다. 기둥 하나하나를 핵심 주제로 생각하며 생각의 고리와 순서를 잃지 않은 것이었다. 기둥은 메모지의 적힌 핵심 키워드 역할을 했다.
p107
질문을 받는 시간 동안에 '바꿔서 말하기' 를 하는 의도는 도전적인 질문을 다른 형태로 바꾸어 보자는 것이다. 도전적인 질문에 있는 부정적인 감정은 희석시키면서 의미는 그대로 전달하자는 시도다. 그렇기 때문에 똑같은 말을 반복하는 것과는 다르다.
부시와 마리스 홀이 나눈 이야기가 전반에 서술된다. 또한 부시, 클린턴이 대통령 선거 전 치른 토론회의 지문이 많다. 그들의 이야기를 지문으로 쓰고 분석하며 청중과 소통하는 법을 적어가고 있다. 그들의 대화를 분석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 중 하나 인 것 같다.
청중의 질문에 똑같은 내용으로 되묻는 것은 좋지 않다는 내용이 많이 나온다. 중요한 부분이라 많이 쓴 것 같은데 지나친 강조와 되풀이로 인해 도리어 무감각해지고 만다. 이 밖에도 동일한 예문을 반복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산만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강조와 반복은 적당히 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후반부에 탑스핀에 관한 내용이 많이 나온다. 그러나 탑스핀이 무엇인지 정확한 정의가 없다. 두리뭉실한 설명으로 탑스핀에 대해 말하곤 예시를 든다. 이해하는데 오래 걸렸다. 아니 지금도 정확히 이해 했는지 의문이다. 탑스핀과 더불어 생소한 정의가 더 있다. 플랜 B, WHIFY가 무엇인지 아는가? 저자가 정의한 새로운 개념이다. 저자의 다른 책에서 서술한 내용이라 하며 그 개념을 짤막하게 설명하곤 책 후반부에 많이 사용한다. 낯선 용어들로 설명을 하니 읽기 어렵다. 필요 이상 긴 문장이 많아 읽을 때 힘이 든다. 문맥이 맞지 않는 문장도 더러 나온다
p84
사람들의 말을 열심히 듣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잘 듣는 것보다는 말을 잘하는 게 더 쉽습니다. 그러나 토론의 압박감을 느끼면서 수억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집중해 듣는다는 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지금 다시 봐도 문맥이 이상하다. '그러나'라는 접속사가 과연 저 문장에서 쓰이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다. 뭔가 특별히 강조하려고 반어법을 쓴 것 같지도 않다. 이러한 문장들 때문에 몰입도가 떨어지고 책 읽기에 집중이 안 된다. 내용이 좋고 나쁨을 떠나 전체 구성이 산만하다. 그래서 인지 완독하는데 상당히 오래 걸렸다. 두 번 다시 손이 가지 않을 것 같다.
나 같이 많은 사람들에게 질문 받을 일이 없는 사람에게는 그리 큰 도움이 되진 않는다. 저자가 서두에 말하듯 이 책 대신 다른 추리 소설을 읽을 걸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든다.
처음 책을 들었을 때 가진 궁금증을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 까지 알 수 없었다. '불의 화법' 이란 과연 무엇일까?
불의 화법 - 제리 와이스먼 지음, 강미은 옮김/매일경제신문사(매경출판주식회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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