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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IT 솔루션 공개 오디션 개최. 오디션 기획의 새로운 도전

슈퍼스타 K를 시작으로 한 공개오디션의 인기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으며 새로운 장르, 새로운 방식으로 다양한 오디션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강남구에서 색다른 공개 오디션을 개최하였습니다. 이름하여 강남구 IT솔루션 공개 오디션입니다. 강남구민의 생활 편익 증진을 위한 공공 서비스 IT 솔루션과 강남구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 향상을 위한 행정 IT 솔루션을 도입을 위한 오디션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참가 조건에 의아한 조건이 붙어있습니다. 기 개발 된 솔루션 이라는 조건입니다. 상용화 되기 전의 솔루션을 발굴하여 지원하는 것이 아닌 기존에 개발이 끝나 상용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다시 말해 일정 수준 이상의 안정성과 성능을 검증 받은 솔루션들 중에 하나를 사용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아마추어를 발굴하는 ‘슈퍼스타 K’는 아니고 프로들의 경쟁인 ‘나는 가수다’ 정도가 되겠군요.

‘슈퍼스타 K’ 및 ‘KPOP Star’ 등 에서 입상하게 되면 입상자는 큰 명예와 인기를 거머쥘 수 있으며 오디션 내내 실력 향상 및 인지도 향상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IT솔루션 공개 오디션에 입상하면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요? 바로 강남구 IT 솔루션 인증서 입니다!

 

<flickr:Yongho Kim>

계속 살펴보면 더욱 신선한 문구를 볼 수 있습니다.

1. 솔루션은 무상으로 제공되어야 하며 커스트마이징에 대한 비용은 별도 지급함.

2. 도입 1년 이후 S/W개발비 재산정에 의한 유지보수비 지급.

1번 항목은 말 그대로 기존에 출시되어 서비스되고 있는 솔루션을 공짜로 사용하겠다는 뜻인가요? 그렇다면 이거 참 심각한 문제라 봅니다. 강남구청 블로그에서 말하는 오디션의 기획의도는 시장 참여 기회를 잃은 기업에게 도약의 기회를 마련하여 선순환 되는 IT 비즈니스 생태계 기반을 조성하고자 입니다. 회사에서 열심히 설계하고 개발했지만 시장에서 외면 받은 혹은 진출 기회를 잡지 못한 기업의 솔루션을 사용하여 도약의 기회를 마련해주기 위해 무상으로 제공받아 사용하고자 한다니요. 요즘 유행하는 ‘열정 페이’, ‘재능 기부’를 요구하는 것인지요. 커스터마이징에 대한 비용은 별도 지급한다니 그나마 다행인가 싶습니다.

두 번째, 도입 1년 이후 유지보수비를 지급한다는 내용인데요. 무상으로 제공하되 1년 간 하자에 대한 유지보수 또한 무상으로 서비스 받아야겠다는 내용으로 보입니다. 정말 좋군요! 무상으로 서비스를 제공 받고 유지보수까지 무료로 진행하게 되면 시장 참여 기회를 잃어 매출이 없는 기업에게 어떤 도움이 될 지 기대됩니다. 요즘 학생 및 취업 준비생들 에게 이른바 ‘열정 페이’, ‘재능 기부’ 라는 것을 요구하여 무상 혹은 터무니 없는 금전으로 그들의 재능을 이용하려는 사례가 많이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이제는 기업들에게도 ‘열정 페이’를 요구하는 시기가 온 것 인가요.

누구를 위한 오디션?

비꼬는 형식으로 쓰긴 했지만 사실 궁금해서 적어본 글입니다. 마케팅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많이 없는 저로서는 기업 입장에서 이 오디션에 참가해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무엇일까 궁금하더군요. 본 오디션의 기획의도에 부합하는 기업들의 솔루션은 사실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지 못하였고 그로 인해 기업의 성장에 제동이 걸려 있으며 심하면 존폐를 고민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한 기업이 솔루션 무상 제공, 1년 무상 유지보수를 해주면 그 기간 동안의 운영비 및 인건비는 어떻게 충당할지 궁금해지네요. 반면, 이미 시장을 점유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매출을 획득하는 기업들 입장에서 무상으로 솔루션을 제공하고 1년간 무상 유지보수까지 제공하면서 까지 강남구에 솔루션을 납품할 이유가 별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솔루션이 강남구청에서 사용하고 있다라는 홍보효과 정도 일까요?

기획 및 개발에 들어간 비용은 아주 미미하고 유지보수만으로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참가해 볼 만하다 생각합니다.

오디션과 공개입찰의 차이?

오디션 진행방법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일종의 ‘공개 입찰’을 왜 굳이 오디션이라는 명목으로 진행하는지 의문입니다. 설마 무상으로 사용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표현하고자 한 것일까요. 제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단지 무상으로 솔루션을 제공받고 싶은 것이 아니라면 기획을 담당한 분의 의도를 듣고 싶어집니다.

2015년 4월 23일 목요일 오전 10시 D.CAMP(선정릉역 4번출구)에서 공개 오디션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어떤 방식으로 오디션이 진행 될 지 무척 기대가 됩니다. 설마 당선작을 미리 정해놓고 솔루션에 대한 설명 및 광고만으로 끝나진 않겠지요? 마침 회사에서 그리 멀지 않아 기회가 되면 참석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