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5s 침수 수리 시도 후기

아이폰이 변기에 빠졌습니다. 수건 장에 올려놓은 것을 잊어버리고 수건을 꺼내다가 그만 퐁당 변기로 낙하하였죠. 대략 한 2-3초 이내에 변기에서 끄집어 낸 것 같습니다. 어디선가 본 침수 시 대처방법이 생각 나 전원을 바로 끈 상태로 수건에 털어내고 나서 차가운 드라이 바람에 계속 말렸습니다. 드라이로 계속 말리면서 일단 회사근처의 사설 수리 업체를 찾아보았습니다. 보험에 따로 가입을 안 하였기 때문에 정식 서비스센터에 가면 100% 유상 리퍼 말고는 답이 없습니다.

검색해보니 마침 출근하는 길에 사설 수리업체 몇 군데가 있습니다. 제가 선택한 곳은 '아이픽스존 강남점' 이었습니다.

빨리 뚜껑을 따서 말려야 된다는 생각 때문에 이용후기는 대충 보고 가까운 곳으로 찾았습니다. 어떤 전자기기든 물이 들어가면 일단 전원을 차단해야 하는데 아이폰 같이 베터리 일체형인 제품들은 전원을 꺼놓아도 미세전류가 흐르기 때문에 회로 손상이 더욱 빨리 진행됩니다.

서비스센터에 들어가 접수를 하니 수리를 담당하는 기사 분이 아이폰 뚜껑을 따 침수 된 흔적을 보여주십니다. 물기가 맺혀 있는 모습을 확인하고 수리에 들어가기 위해선 일단 세척 후 건조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 후 동작 테스트를 통해 메인보드 및 액정, 베터리 등을 확인하고 수리 진행 방향을 알려주신다고 하네요. 침수 후 수리의뢰까지 약 3시간 정도 시간이 걸렸습니다.

저녁에 전화가 왔습니다. 건조 및 세척은 진행되었으나 메인보드 이상으로 전원이 들어오지 않는다 합니다. 대충 견적을 물으니 수리를 진행해 봐야 알겠지만 최소 10만원 이상이 발생된다고 하네요. 수리 진행하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공임비 3만원은 기본으로 청구되고 10만원 이상 따로 지불해가며 수리해서 사용할 바에 유상리퍼(5s 기준 345,000)를 받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메인보드 교체가 아닌 수리기에 침수로 인한 고장은 세척을 했다 해도 추 후 다시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클 것이라 판단이 되었습니다.

핸드폰을 받으러 다시 사설 수리업체에 방문하여 경과 및 후속조치 방안을 다시 물어보았습니다. 분해, 세척, 건조와 증상 점검 비용으로 3만원이 청구되었고 증상은 메인보드 부식으로 인한 전원불량 이란 판정을 받았습니다. 수리가 진행 될 경우 최소 10만원 이상 수리비가 청구될 것이며 침수 라벨 교체를 원할 경우 개당 2만원씩 총 6만원이 추가로 청구된다 합니다. 이렇게 되면 기본 공임비 3만원 + 메인보드 수리비 최소 10만원 + 침수 라벨 교체비 6만원 최소 19만원이 수리비로 청구 될 상황이네요. 그냥 받아서 사무실로 돌아왔습니다.

사무실로 돌아와서 일단 아이폰 전원을 켜봤습니다. 깜깜한 화면에 아무것도 나오지 않습니다. 근데 갑자기 띵~ 하는 알림 소리가 들리네요. 응? 좀 더 확인해보니 전원은 이상 없고 화면이 액정이 안 나오는 것이네요. 전화도 잘되고 데이터 백업도 정상적으로 완료하였습니다. 솔직히 약간 어이가 없어 수리점에 전화를 해 물었죠.

" 좀 전에 아이폰 찾아간 사람인데 정확한 증상이 어떻게 되나요?"

"메인보드 부식으로 인한 전원 불량입니다."

"전원은 들어오는데요?"

"네?"

"전원은 들어오고 액정이 안 나오는데요? PC랑 연결도 잘 됩니다."

"그게 메인보드에 이상이 생기면 그런 증상이 나올 수 도 있습니다. 전원이 들어왔다 안 들어왔다 할 수 도 있습니다."

대충 이런 식의 통화를 하고 끊었습니다. 아이폰을 다시 받은 지 6시간가량 지나가는데 전원 꺼짐 증상은 전혀 발생하지 않습니다. 수리 업체에서 파악한 증상과 실제로 발생하는 증상이 전혀 다르니 신뢰가 가지 않더군요. 그럴 일은 없겠지만 분해 후 조립 과정에서의 실수가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지울 수 없군요.

예전 와이프가 쓰던 갤럭시노트 1을 임시로 사용 중인데 성능은 둘째 치고 일단 너무 크네요. 전원부 고장 이었으면 깔끔하게 유상 리퍼를 받으려 했는데 만약 액정을 교체 없이 살릴 수 있다면 그냥 사용하는게 좋을 것 같아 퇴근 후 영등포에 평이 좋은 수리업체를 찾아가 보려 합니다. 모두들 핸드폰 고장 나지 않도록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ㅜㅜ